2005년 10월 26일
비버가 아파트로 간 까닭은.

아파트 광고는 하나같이 사람들의 욕망을 자극한다. ‘욕심 낸 그 곳에 꿈에그린이 온다(한화건설)’, ‘욕심 내세요(대방건설)’, ‘욕심 내세요, 어울림이니까(금호건설)’, ‘서울이 욕심 내는 곳(대림산업)’, ‘욕심나는 투자처(이수건설)’, ‘욕심 낼수록(한화)’, ‘욕심 낼 만한 이유(현대리모델링)’, ‘욕심만큼(대우건설)’, ‘아름다운 삶의 욕심(고려개발)’.(1) 욕심은 어느새 당위가 되고 아름답게 미화된다. 욕심이 꼭 나빠야 한다는 건 아니지만, 이런 광고는 언제 봐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그것으로 끝나지 않고 끝없이 욕심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아파트 광고는 이제 '욕심'만으로도 부족하여 자연까지 삼키려 한다. 자연같은 아파트, 친 환경적, 에코프로젝트같은 단어들이 욕망 위에 덮여진다. 최근 대동건설의 '다숲' 광고는 그 정점이다. (광고1탄 , 광고2탄) 아파트 공사소장으로 비버가 등장하여 자연에 가까운 아파트를 짓는다고 광고를 한다. 환경친화적인 이미지를 홍보하려고 했던 것 같지만, 사실 이것처럼 가증스러운 광고도 없다. 인간은 강을 막고 댐을 지어 비버가 살 곳을 없에버렸다. 그걸로도 부족해서 비버를 자연의 상징으로서 아파트 광고에 이용하여 멋진 아이러니(모순)를 창조했다. 무엇을 전하고 싶은걸까? 비버도 아파트를 만들 수 있다? (근로기준법은? 월급은?) 황토를 보고 고향이 그립다며 생각에 잠기는 비버가 측은해 보일 뿐이다.
P.S. : 이 '가증스런' 광고를 만든 감독이 궁금하여 찾아보았더니 '웰컴 투 동막골' 을 만든 박광현 감독이라한다. 그는 인터뷰에서 "자연이 주는 치유능력을 믿는다" 라고 말했는데, 이 광고로 일관성을 무너뜨리는 멋진 행위를 해냈다. 결정적으로, 박광현 감독이 좋아하는 미야자키 하야오는 '비버가 짓는 아파트'를 만든 적이 없다.
(1) 광고카피는 [강준만 칼럼] 욕망 공화국(한국일보) 에서 인용함.
# by | 2005/10/26 13:14 | 무규칙 이종사고 | 트랙백 | 덧글(10)








나 좋으라고 하는 자연파괴 그렇지만 그 짐은 후손들이 감당한다.
도박면상 // 과학상상화?!
철후덕 // 인간이야 자기 목숨만 생각하니까요.
소시민A군 // 그러고보니 그러네요.
버찌악어 // 인간이 제멋대로 생각하는 거죠.
Ikarna // 진실을 거부할수록 효과적이죠.
Arukei // 화장품 광고도.
천극J군 // 고즈넉해서 좋군요.
카오루 // 후회할까요. 그때 되면 또 기술을 이용해서 자연을 이용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