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01월 18일
류시화.
중학교 3학년때 담임인 국어선생은 매우 의욕있는 사람이었다. 합창대회에서 부를 노래로 복음성가 '이 믿음 더욱 굳세라'를 골라서 왠종일 연습을 시키고, 반에서 드럼치는 친구를 어찌 잘 포섭해서 그 노래에 드럼반주를 넣게 했다. 그렇게 해서 나의 13반은 어찌어찌 1등을 했다. (드럼을 쳤던 그 친구때문일 것이다.)
그 의욕있던 담임이 국어시간에 역점을 두었던 것으로 독서교육이 있었다. 네 권의 책을 학교 국어선생끼리 선정하여, 선생들이 담당하는 반(들)에서 한 권씩 읽게 한다. 1~4반까지는 무슨 책, 5~8반까지는 무슨 책 하는 식이다. 그 책의 내용은 중간/기말고사에 나오며, 한 책을 다 읽었으면 반별로 그 선정도서를 바꿔서 읽게 한다. 그렇게 하여 중학교를 졸업할때쯤이면 적어도 네 권의 책을 읽게 하는 계획이었다.
그 책들의 제목은 아직도 생각난다.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과 '전태일 평전', 그리고 류시화가 쓴 '하늘 호수로 떠난 이야기' 가 있었다. (나머지 한 권은 기억이 안난다.) 내가 류시화라는 인간을 접한 건 그 '하늘 호수로 떠난 이야기'가 처음이었다. 그 책에는 그가 인도로 가서 접한 이야기들이 있었다. 대체로 평범하면서도 따뜻한 이야기들이었다. 그 책을 처음 읽었을때는 인도라는 곳이 정말 평화롭고 아름다운 곳이거니- 생각했다.
하지만 그 이후로 책을 더 많이 읽어보게 되면서, 류시화라는 인간에 대해 환멸감만 늘어나게 되었다. '하늘 호수로 떠난 이야기' 후에 그가 쓴 '지구별 여행자'는 '하늘호수로 떠난 이야기'와 별 다를 게 없는 내용이다. 인도에 갔는데 그쪽 사람들은 매우 여유있고 정도 많더라, 천천히 느리게 사는 삶의 지혜를 알더라- 하는 내용이 계속 되풀이되고 있다. 인도를 지상낙원으로 그려놓은 셈이다. 인도도 사람 사는 곳이고, 지독한 카스트 제도가 엄존하고, 빈부격차가 심각한 곳이라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의 인도 예찬은 끝이 없다. 그 예찬에 질려, 나는 '지구별 여행자'를 놓고 말았다. 이 인간에게 속고 말았다-는 느낌만이 남았다. (그리고 그런 책을 추천한 선생과, 추천도서라는 알량한 제도에 대해서도.)

궁금해서 그가 쓴 책과 약력을 모두 뒤져보았다. 요즘 많이 팔리던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은 류시화가 치유의 시를 모아 '엮은' 시집이었고, 번역서로 '영혼을 위한 닭고기 스프',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가 있었다. 류시화가 쓰거나 번역한 책들은 으레 그런 것이었다. 명상과 인도와 치유의 메세지들. 대중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지만 쉽게 버릴 수 있는 책을 정기적으로 내면서, 그는 '명상'과 '인도'를 아주 영리하게 팔아먹고 있다. 다음에는 또 어떤 책을 팔아먹을 것인가?
그 의욕있던 담임이 국어시간에 역점을 두었던 것으로 독서교육이 있었다. 네 권의 책을 학교 국어선생끼리 선정하여, 선생들이 담당하는 반(들)에서 한 권씩 읽게 한다. 1~4반까지는 무슨 책, 5~8반까지는 무슨 책 하는 식이다. 그 책의 내용은 중간/기말고사에 나오며, 한 책을 다 읽었으면 반별로 그 선정도서를 바꿔서 읽게 한다. 그렇게 하여 중학교를 졸업할때쯤이면 적어도 네 권의 책을 읽게 하는 계획이었다.
그 책들의 제목은 아직도 생각난다.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과 '전태일 평전', 그리고 류시화가 쓴 '하늘 호수로 떠난 이야기' 가 있었다. (나머지 한 권은 기억이 안난다.) 내가 류시화라는 인간을 접한 건 그 '하늘 호수로 떠난 이야기'가 처음이었다. 그 책에는 그가 인도로 가서 접한 이야기들이 있었다. 대체로 평범하면서도 따뜻한 이야기들이었다. 그 책을 처음 읽었을때는 인도라는 곳이 정말 평화롭고 아름다운 곳이거니- 생각했다.
하지만 그 이후로 책을 더 많이 읽어보게 되면서, 류시화라는 인간에 대해 환멸감만 늘어나게 되었다. '하늘 호수로 떠난 이야기' 후에 그가 쓴 '지구별 여행자'는 '하늘호수로 떠난 이야기'와 별 다를 게 없는 내용이다. 인도에 갔는데 그쪽 사람들은 매우 여유있고 정도 많더라, 천천히 느리게 사는 삶의 지혜를 알더라- 하는 내용이 계속 되풀이되고 있다. 인도를 지상낙원으로 그려놓은 셈이다. 인도도 사람 사는 곳이고, 지독한 카스트 제도가 엄존하고, 빈부격차가 심각한 곳이라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의 인도 예찬은 끝이 없다. 그 예찬에 질려, 나는 '지구별 여행자'를 놓고 말았다. 이 인간에게 속고 말았다-는 느낌만이 남았다. (그리고 그런 책을 추천한 선생과, 추천도서라는 알량한 제도에 대해서도.)

궁금해서 그가 쓴 책과 약력을 모두 뒤져보았다. 요즘 많이 팔리던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은 류시화가 치유의 시를 모아 '엮은' 시집이었고, 번역서로 '영혼을 위한 닭고기 스프',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가 있었다. 류시화가 쓰거나 번역한 책들은 으레 그런 것이었다. 명상과 인도와 치유의 메세지들. 대중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지만 쉽게 버릴 수 있는 책을 정기적으로 내면서, 그는 '명상'과 '인도'를 아주 영리하게 팔아먹고 있다. 다음에는 또 어떤 책을 팔아먹을 것인가?
# by | 2006/01/18 21:31 | 무규칙 독서일기 | 덧글(12)








혼자 현실에서 살고 있지 않은 것처럼 굴고 또 그런 순수성이 뭐 위대한 것인양 구는 게 예전부터 싫었습니다- _- 아무튼 '코드'가 안 맞아요.
그 양반 쓰는 책은 다 그런 식입니다.
곧이곧대로 믿은 적이 있었습니다. 즐거운 이미지 메이킹.
카오루 // 책 판매 '업자'죠.
프리스티 // 시인은 뭔. 개뿔이죠.
ZebeL // 현실도피도 저정도면 범죄급.
Genesis™ // 그의 감수성은 어쩌면 싸이월드쪽과 맞닿아 있는것일수도.
DSmk2 // 지하철 '사랑의 편지' 수준의 글이라면
지하철에서만 봤으면 좋겠습니다. 서점에서 책 팔지 말고.
도박면상 // '사랑' '어머니' '마음' 이런 단어만 도장에 잘 새겨놓으면 됩니다?
소시민A군 // 캡#이 사람 여럿 버렸죠.
음영 // 처음에만 볼만하지 두번째부터는 별로.
아쿠아블레이즈 // 맨날 그 이야기가 그 이야기.
cancel // 번역하는거야 그 사람 맘이지만 여태까지 번역한 책들을 늘어놓고 보면 어느정도 '의도' 라는게 보이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