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은 알지만 어른들은 모르는 밀가루를 던지는 이유.

때가 때(졸업시즌) 인지라, 미디어에서는 연례행사로 '밀가루 졸업식'을 보도한다. 물론 사진과 함께 밀가루 졸업식에 대해 우려하는 는 기사가 항상 따라온다. 자신들이 학교를 졸업했을때는 이렇지 않았다며, 졸업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자며, 밀가루 졸업식이 지양해야할 관행이라 나지막히 찔러준다. 그러고 그들의 '아니꼬운 눈길'은 거기서 멈춘다. 왜 졸업생들이 밀가루를 던지는데 대한 아무런 사고도 하지 않는 것이다. 심도 깊게 생각하지 않았기에 미디어는 쉽게 망각하고, 1년이 지나면 또 똑같은 내용의 글을 쓴다. 밀가루 졸업식은 어쩌고저쩌고.

밀가루 졸업식이 그렇게 우려되고 위험한 것이라면, 정말 졸업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봐야 할 일이라면, 당장 졸업하는 학생들에게 물어보라. 왜 그들이 밀가루를 던지는지, 밀가루를 던지고 맞을 때 기분이 좋은지 말이다. 그러나 미디어는 그런 최소한의 조사도 하지 않고서 매년 밀가루 졸업식 운운하며 투덜대기에 바쁘다.

초등학교를 들어가는 순간부터 (요즘은 유치원부터) 학생의 운명은 시작된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저녁에 집에 들어오고, 끝없는 테스트와 학원, 초등학생이 토익 만점을 맞았다면 부모로부터 무언의 압박이 들어오고, 중고등학교부터는 말할 것도 없는 경쟁과 폭력의 전당에서, '내 상상력을 최대한 굴복시키는 법' 을 배우는 곳. 그런 학교를, 졸업이라는 행위를 통해 잠시나마 탈출한다는 건 정말 좋은 일이다. 그래서 학교의 상징인 교복에 밀가루를 던지는 행위로 표출되는 것이다.

'학교가 X같아서' 라는 이 단순한 이유를, 미디어와 기성세대는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직접 학생들한테 물어보면 어느정도 눈치챌 수 있는 걸 애써 외면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분명 졸업 이후로 더 많은 시련과 고난이 졸업한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겠지만, 그렇다고 밀가루를 던지지 말라고 할 수는 없다. 그거라도 하지 않으면 그들의 분이 풀리지 않기 때문이다.

by 수시아 | 2006/02/19 22:59 | 무규칙 이종사고 | 트랙백 | 덧글(10)

Commented by cancel at 2006/02/19 23:30
학교가 X같다기 보다는 그냥 밀가루 뿌리는게 재밌어서 그러는거 아닐까요?
교복 찢는것도 재밌고..
Commented by Anatomist at 2006/02/19 23:32
기사에다가 X같다고 쓸수는 없잖아?
형이 하는 말 오해하지 말고 들어?
기사에다가 X같다고 쓰면 안되겠니?
Commented by 소시민A군 at 2006/02/19 23:56
뒤끝이 없는 날이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 (뒤탈을 만들 때도 있지만.)
Commented by DSmk2 at 2006/02/20 00:02
교복 던져놓고 불지르는것도 꽤 쏠쏠한 맛이 있습니다. 옆에 수학의 정석 한권 정도 낑겨주면 맛이 두배죠.
Commented by 건전치이링 at 2006/02/20 01:58
중학교때 학교를 아주 떡칠했던 기억이 나는군요.
Commented by 時水 at 2006/02/20 02:41
밀가루 졸업식을 해 본적은 없습니다만,
산처럼 쌓인 참고서 더미 옆에서 기념촬영 한건 기억에 남는군요.
학교X같은거야 하루이틀이 아니고, 쌓인 울분은 수능끝나고 놀면서 다 풀어버렸으니.
Commented by 정의수호기사 at 2006/02/20 02:49
내일이군요.
Commented by WynN at 2006/02/20 20:53
http://www.ohmynews.com/articleview/article_view.asp?at_code=310015

이 기사도 한 번 체크해 보면 좋을 거야.
Commented by 음영 at 2006/02/21 00:19
개인적으로 밀가루 졸업식은 그다지...
졸업이라고 부산 떠는게 싫어요
-by 싫은게 많은 음영이
Commented by 수시아 at 2006/02/21 20:30
cancel // 그게 왜 재미있는지에 대한 이유인거죠.
Anatomist // 그래서 서술이 필요합니다.
'학교에 대한 분노' 라고 길게 풀어쓰면 됩니다.
소시민A군 // 아마 선생을 폭행하면 뒤탈이 날 겁니다.
DSmk2 // 저는 아쉽게도 태우지 못했습니다.
건전치이링 // 밀가루회사는 좋아하죠. 잘 팔리니까.
時水 // 그래서 대학졸업식에는 울분을 풀지 않습니다.
정의수호기사 // 졸업 축하드립니다.
WynN // 마치 그 기사의 후속타 같네요.
음영 // 차분히 하는 것도 나쁘지 않죠. 앞으로 있을 관심이 부담스럽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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