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기있는 포스팅.

한때 이쪽 계열의 사람들 사이에서 블로그를 운영하는 게 유행적으로 퍼진 적이 있었다. 나도 그런 사람들 중의 하나여서, 네이버 블로그에서 먼저 자리를 잡았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간단한 잡담들을 쓰거나, (지금은 안그러는) 애니메이션/게임의 감상을 하거나, (왜인지 요즘은 할 생각이 없는) 음악을 올리며 서로의 포스트에 리플을 달곤 했다. 그렇게 한두달은 서로 그러면서 놀았다.

시간이 지나자 사람이 하나 둘 떠나기 시작했다. 개인적인 면이 많은 블로그여서 그 원인을 쉽게 알기는 힘들지만, 지인들이 블로그를 접고 다시 클럽이나 채팅으로 돌아오면서 하는 말은 대개 이랬다. “포스팅이 힘들다.” “쓸 게 없다.” 네이버를 접고 이글루로 옮겨오면서도 비슷한 전개였다. 주변의 사람이 이글루를 시작하거나, 이글루에서 알게 된 사람들이 한두달 정도 지나면 활동이 뜸해진다는 것. 그 와중에 나는 무슨 오기가 발동해서인지 이틀에 하나씩 포스트를 쓰는 근성(!)을 발휘했고, 다른 사람들이 블로그를 떠나거나 말거나 계속 유지를 할 수 있었다.

그래서 블로그를 접은 주변 사람들은 말한다. 당신은 정말 근성있다고. 하지만 내가 생각에는 이틀에 한번이라는 규칙을 지키는 원동력은 끈기나 근성이 아닌 집착이 아닐까 한다. 내 나름대로의 이미지메이킹이니 글이 안 써진다니 소재가 없다느니 핑계를 대면서도, 어떻게든 때가 되면 써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나를 부정하는 것 같다는, 그런 이상한 관념에 집착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그걸 한다고 무언가 보상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그냥 왜인지 이런 데에 정신을 한번 팔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며, 뭘 쓸까 고민하다가 이런 포스트로 또 하루를 메꾸는 것이다.

by 수시아 | 2006/02/25 23:39 | 무규칙 이종일기 | 트랙백 | 덧글(22)

Commented by 靑山 at 2006/02/25 23:41
그냥 쓰고 싶은게 있으면 쓰는겁니다(...)
Commented by 로리 at 2006/02/25 23:44
그냥 아무 것이나 쓰면 되죠...뭘 그리 고민을^^;
Commented by Prelude at 2006/02/25 23:46
저도 요즘엔 쓸게 없어서 간간히 일 생기는거 적어가고 있군요...
여담지만 저는 예전부터 수시아님의 블로그 달력이 참 멋있다고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크로워 at 2006/02/25 23:46
쓰는 것이 익숙하고, 익숙하지 않고.
쓸데없는 생각이 많고, 적고
정도의 차이겠지요.
그 지인들 지금은 싸이에서 활동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전 싸이는 못하겠더군요.
Commented by 소시민A군 at 2006/02/25 23:49
저처럼 "아무거나"를 테마로 잡으면 그 명맥을 이어가기 쉬워집니다. 슬슬 짤방말고 다른걸 올려야하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Commented by 솔레트 at 2006/02/26 00:10
저는 가끔 너무 블로그에 매달려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가끔은 블로그를 손에서 놓고 쉬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Commented by DSmk2 at 2006/02/26 02:26
확실히 얽매이는 느낌이 강하죠. 쓰고 싶을때 쓰는게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억지로 쓴 글은 어떻게든 표가 나기 마련이라 안쓰는것보다 안좋을 때가 많더군요.
Commented by mighty at 2006/02/26 02:29
이런 소재로도 3개의 문단, 포스팅이 완성되는군요 (...)
포스팅의 질도 그렇고 가끔씩 보러오면 즐거운 블로그 중 하나.
Commented by 리오네스 at 2006/02/26 02:45
수시아 님의 포스팅은 이글루 달력을 아름답게 만드는 매력이 있습니다. (...)
Commented by 루시펠 at 2006/02/26 06:02
그냥씁니다.^^
작년3월 이후로 꾸준히 썼군요.(777개 포스팅)
저는 컨텐츠(이미지 서비스)를 정한게 유효했다고 생각해요.^^
Commented by 셀키네스 at 2006/02/26 08:15
전 그냥 쓸데없는 말이라도 쓰고 봅니다.
일종의 일기 비슷한 역할이지요
Commented by Anatomist at 2006/02/26 12:09
근성가이 수사마
Commented by 정의수호기사 at 2006/02/26 15:25
전 변화가 있어야.... 여친 생겨요...;;
Commented by 桂郞 at 2006/02/26 16:42
첫째도 근성, 둘째도 근성, 셋째도 근성. 이 근성을 가지고, 낚시꾼의 기질로 대어의 심장을 노리는 거죠(?).
그리고 덧붙여서, 엉뚱한 관심과 비뚤어진 시선. 이것들까지 있으면 더 좋죠(?).
Commented by 도박면상 at 2006/02/26 19:16
격일제시군요. 오오(?)
Commented by 태화전 at 2006/02/26 22:20
솔직히 리플달리는 맛에 블로그 쓰는 사람인데 리플이 안달림 -_-;
그래서 그 뒤론 그냥 맘대로 쓰는 블로그가 되버렷[쿨럭]
Commented by 버찌악어 at 2006/02/26 23:11
그냥 혼자 노는 공간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더군요. 봐주면 좋고, 안 봐도 상관 없고.
Commented by 천극J군 at 2006/02/26 23:28
올릴 거 없으면 저처럼 음식염장포스트나 올리면서 맥을 이어나가얍죠..... 깔깔...
Commented by 카오루 at 2006/02/27 14:01
우홋 멋진 체스판 달력.
전 불가항력만 안 받으면 잡글이든 개념글이든 꼬박꼬박 글을 씁니다. 그렇게 해서 빽빽한 달력을 보면 일종의 성취감이 느껴진다 할까, 그럽니다.-_-; 또, 글 쓰는 자체가 재미있기도 하고요.
Commented by 수시아 at 2006/02/27 23:29
靑山 // 그게 쉽지 않다구요.
로리 // 세상에는 그런 걸로 고민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Prelude // 어쩌면 이 '달력'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크로워 // 요즘따라 생각이 없어지는 것 같아 두렵습니다.
소시민A군 // 문제는 방문객의 반응.
솔레트 // 가끔은....뭐 얼마가지 않아 쉬겠죠. (젠장!)
DSmk2 // 억지로 쓴 글은 표가 난다. 직접 느껴 봤지만 고치기 힘들더군요.
mighty // 꼭 3문단을 지키는 건 아닙니다. 일단 때우고 보는지라.
그래도 3문단으로 쓰는 게 편하기는 하죠.
리오네스 // 달력 예술이라니까요.
루시펠 // 컨텐츠가 없는 사람은 여러모로 우울합니다.
셀키네스 // 일기쓰다가는 궁상천지가 될까봐 안합니다.
보는 사람에게까지 궁상을 전염시킬수는 없다 생각해서.
Anatomist // 낄낄낄. 그 말을 원했다.
정의수호기사 // 오호?!?
桂郞 // 마지막 두 개가 영 유지가 안되네요.
도박면상 // 어느새 그렇게 되었네요. 매일 쓰는 건 너무 힘들어서.
Commented by 수시아 at 2006/02/27 23:29
태화전 // 이렇게 쓰니 리플이 많이 달리네요?
사람이라도 모으고 싶으시면 올블로그라도 등록하세요.
버찌악어 // 저는 관심받는 걸 좋아해서. 어휴.
천극J군 // 방법이라면 방법.
카오루 // 성취감도 목적 중 하나죠.
Commented by 류다 at 2006/03/09 15:10
저같은 경우에는 집착도 집착이지만... 알수 없는 의무감이 먼저 생기더군요.. 지금은 많이 벗어나서 다행이예요.. 크크크
※ 이 포스트는 더 이상 덧글을 남길 수 없습니다.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