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07월 29일
[괴물]이 넘지 못한 것.
* 스포일러 경고.
역시 기대를 하면 안되는 것이었다. 내 기대치가 너무 높았던 탓에, [괴물]은 나를 만족시키지 못했다. 그런 탓에 내 눈에는 [괴물]의 장점보다 단점이 더 많이 보인다. 영화 초반에 보여줬던 강렬한 인상은 중반을 지나면서 흔적없이 사라졌고, 미국에 대한 비판은 그것이 진짜라기보다는 감독의 잘난체에 더 가까웠다. (감독이 반미를 외치면서 쿨하게 보이고 싶었다면 괴물을 02년에 냈어야 했다.)
단점들 중에서 가장 치명적인 것은 영화 전체를 아우르고 있는 가족주의와, 이상하리만치 엄숙한 도덕관념이다. 특히 중간에 등장하는 가족이 같이 식사하는 장면은 느닷없기 보다는 어처구니없다. 영화 앞부분에서도 나오지만 느슨하고 어수룩한 가족 구성원들이 현서가 잡혔다고 하나로 뭉치는 것은 설득력이 너무나 부족하다. 정 그렇게 하고 싶었다면 애초에 현서를 '확실히' 죽였어야 했다. 현서를 죽이지 않았기에 목표는 '괴물 때려잡기' 가 아닌 '현서 구하기' 라는 애매모호한 방향으로 변질되었고, 후반부에 가서야 감독이 '마지못해' 현서를 죽이자 영화는 방향을 잃어버렸다.
결국 현서가 죽고 살아남은 건 노숙자 꼬맹이인데, 현서의 죽음에 대한 보상이라 생각하기에는 어이가 없다. 감독은 이 꼬맹이를 여태까지 안 죽이고 뭐했단 말인가? 만약 괴물이 현서를 포함한 아이들까지 사정없이 죽였다면 가족은 분노를 매개체로 확실히 모였을 것이다. 그러나 괴물이 너무나 신사적이어서 아이들만은 죽이지 않았기에, 영화 초반에 괴물이 보여줬던 충격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레 사라져 버렸다. 괴물의 최후가 어설픈건 CG탓도 있지만 '약해져버린' 괴물 탓도 있는 것이다.
생각해보니 [괴물] 만 그런 건 아니다. 아직도 많은 영화와 드라마는 도덕과 가족에 집착한다. 무슨 일이 있어도 가족은 지켜야 하고, 아이들은 보호받아야 하며 착하기만 한 존재로 그려진다. 픽션 속의 세계는 너무나 원칙적이지만, 현실은 그 원칙을 무시한다. 파탄에 이른 가정도 있고 나이만 어리지 범죄자에 가까운 아이도 존재한다. 제작자들은 픽션 속에서 자위하고 싶은 것인지, 현실을 볼 생각이 없는것인지.
P.S. : 차라리 영화의 구조를 지극히 단순화했으면 어떨까 싶다. 미국의 개입을 적당히 덜어내거나 삭제해버리고 (모든 영화가 정치적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 강두를 제외한 나머지 캐릭터를 1시간 내에 죽여버린다. 이렇게 강두의 증오와 분노를 극도로 올려놓은 뒤에 괴물과 사투를 벌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써놓고보니 [괴물]인지 [고질라]인지 구분이 안되는 게 탈이다.
역시 기대를 하면 안되는 것이었다. 내 기대치가 너무 높았던 탓에, [괴물]은 나를 만족시키지 못했다. 그런 탓에 내 눈에는 [괴물]의 장점보다 단점이 더 많이 보인다. 영화 초반에 보여줬던 강렬한 인상은 중반을 지나면서 흔적없이 사라졌고, 미국에 대한 비판은 그것이 진짜라기보다는 감독의 잘난체에 더 가까웠다. (감독이 반미를 외치면서 쿨하게 보이고 싶었다면 괴물을 02년에 냈어야 했다.)
단점들 중에서 가장 치명적인 것은 영화 전체를 아우르고 있는 가족주의와, 이상하리만치 엄숙한 도덕관념이다. 특히 중간에 등장하는 가족이 같이 식사하는 장면은 느닷없기 보다는 어처구니없다. 영화 앞부분에서도 나오지만 느슨하고 어수룩한 가족 구성원들이 현서가 잡혔다고 하나로 뭉치는 것은 설득력이 너무나 부족하다. 정 그렇게 하고 싶었다면 애초에 현서를 '확실히' 죽였어야 했다. 현서를 죽이지 않았기에 목표는 '괴물 때려잡기' 가 아닌 '현서 구하기' 라는 애매모호한 방향으로 변질되었고, 후반부에 가서야 감독이 '마지못해' 현서를 죽이자 영화는 방향을 잃어버렸다.
결국 현서가 죽고 살아남은 건 노숙자 꼬맹이인데, 현서의 죽음에 대한 보상이라 생각하기에는 어이가 없다. 감독은 이 꼬맹이를 여태까지 안 죽이고 뭐했단 말인가? 만약 괴물이 현서를 포함한 아이들까지 사정없이 죽였다면 가족은 분노를 매개체로 확실히 모였을 것이다. 그러나 괴물이 너무나 신사적이어서 아이들만은 죽이지 않았기에, 영화 초반에 괴물이 보여줬던 충격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레 사라져 버렸다. 괴물의 최후가 어설픈건 CG탓도 있지만 '약해져버린' 괴물 탓도 있는 것이다.
생각해보니 [괴물] 만 그런 건 아니다. 아직도 많은 영화와 드라마는 도덕과 가족에 집착한다. 무슨 일이 있어도 가족은 지켜야 하고, 아이들은 보호받아야 하며 착하기만 한 존재로 그려진다. 픽션 속의 세계는 너무나 원칙적이지만, 현실은 그 원칙을 무시한다. 파탄에 이른 가정도 있고 나이만 어리지 범죄자에 가까운 아이도 존재한다. 제작자들은 픽션 속에서 자위하고 싶은 것인지, 현실을 볼 생각이 없는것인지.
P.S. : 차라리 영화의 구조를 지극히 단순화했으면 어떨까 싶다. 미국의 개입을 적당히 덜어내거나 삭제해버리고 (모든 영화가 정치적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 강두를 제외한 나머지 캐릭터를 1시간 내에 죽여버린다. 이렇게 강두의 증오와 분노를 극도로 올려놓은 뒤에 괴물과 사투를 벌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써놓고보니 [괴물]인지 [고질라]인지 구분이 안되는 게 탈이다.
# by | 2006/07/29 12:50 | 무규칙 이종취향 | 트랙백 | 덧글(15)








마지막에 괴물을 찌르는 송강호의 표정으로 봐서는
봉준호 감독이, 꼭 괴물을 적으로만 본건 같진 않습니다.
송강호씨의 표정에 뭔가 연민이 느껴진다고 할까요.
현서가 잡혀가지 않았다면, 즉 죽지 않았기때문에, 그들이 그렇게
괴물(괴물이 아니라 현서겠죵)에게 집착하게 된건 같습니다.
영화에서 괴물은, 바로 사람이였던 것 같네요
괴물은 결론적으로 그 괴물이 아닌 뭔가 어긋나 있는 한국사회 자체를 말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사실은 재미있게 봤습니다)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오닉스님의 말에 전적으로 동감하는편인데....
(한반도 보다는 훨신 나은편이라 생각하네만)
영안소의 1시간 반을 그리며 결국 '육개장이 최고다.'라고 끝맺음을...
로리 // 그렇다면 미국의 존재가 그렇게 크게 나올 필요까지는 없었나 싶습니다.
물론 미국이 한국사회에서 큰 위치를 담당하고 있다- 는 식의 설명도 통하겠만 그렇게 넘어가기에는 주어진 시간동안 할 말이 너무 많아서 다 못했달까요. 그런 인상이 강합니다.
네모스카이시어 // 저런 류의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bluo // 결국 잘 만들어진 B급영화나 스플래터물이 되겠죠.
Mc뭉 // 말하고 싶었는데 그 의도를 잘 전달했냐의 문제겠죠.
오닉스 // 그러고 싶었으나 미디어의 설레발에..
lastwaltz // 한반도는 영화적 재난이구요.
소시민A군 // 다 울고 '이새끼 죽여버리겠어' 하면 어떻게든 될 것 같습니다.
Anatomist // ㄲㄲㄲㄲㄲㄲ 그러나 잠재의식 속에 스포일러는 살아있다!
지나가던사람C // 저는 헐리우드 스타일에 쩔어서 말이죠. 후..
동인녀 // 문제는 제가 그 고아성을 싫어한다는 점. 애들을 원체 싫어하는데다가 거기에 아역이라니..어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