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0월 06일
누구의 문제인가?
알고 보면 대부분의 사회문제라는 건 두 가지의 시점으로 양분되어있다. 문제를 일으킨 주체가 잘못되었으니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과, 그 대상보다는 그걸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태도가 잘못되었기때문에 그것을 바꾸어야 한다는 의견으로 나뉜다. 수요와 공급의 논리를 응용해보자면, 전자는 '제공자(공급자)' 중심적인 생각이고, 후자는 그걸 받아들이는 '수용자'측을 중심으로 한 것이다.
만화와 영화, 드라마 등 대중예술의 이곳 저곳에서 터져나오는 문제들은 그 문제의 원인이 '공급자'냐 '수요자'냐를 두고 정확히 반반으로 갈린다. '뻔한 패턴의 한국 드라마들.', '발라드 일변도의 한국가요', '파탄의 한국 만화, 대여점이 문제인가?' 같은 문제를 가지고, 온/오프라인의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각각의 문제에 대해 대책을 내놓는다. 신기한 건 각자가 해결책이랍시고 내놓은 것들이 정확히 양분된다는 점이다. 한 쪽에는 불륜 이야기만 써내는 드라마 작가, 발라드만 만드는 작사가와 작곡가들, 대여점 정책이 문제이니 이 놈들을/이것들을 갈아치워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 사람들의 반대편에는 그따위 불륜 드라마나 보는 아줌마들, 발라드를 듣는 사람들, 대여점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문제이니 이 사람들을 계몽해야 된다는 사람들이 자리잡고 있다. 상품을 만들어내는 생산자와 그걸 받아먹는 소비자 중에서 누구의 문제인가를 두고, 본인을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은 그 길고도 지루한 논쟁을 벌여온 것이다. 저 코미디언 출신 감독의 괴수영화가 흥행한것은 볼 영화가 저것밖에 없어서인가 아니면 관객들의 우둔함인가. 저 인터넷 소설이 잘 팔리는 건 출판사의 마케팅인가 여중고생 독자들의 단순함인가. 저 소몰이 창법의 그룹이 떠버린 것은 기획사의 교모한 전술인가 빠순이들의 편협함인가.
여기서 제공자와 수용자 둘 다가 문제라는 양비론도 생각해볼 수 있다. 만화시장이 이렇게 되버린 대여점탓도 있지만 소비자가 제 역할을 못했기 때문이다. 그 영화가 이렇게 논란이 된 건 그 감독도 문제이지만 광빠들이 난리는 친 탓도 있다. 요즘 애들이 버릇없고 포악해진건 게임때문이기도 하지만 사회에도 나름 책임이 있다- 허나 이런 식의 기계적인 양비론이 과연 도움이 되겠는가. 양쪽의 손을 다 들어주는 건 좋지만, 그건 해결책이 아니라 논쟁을 일시적으로 봉합할 뿐이다. 이런 어설픈 양비론은 어느 한쪽의 편을 들어주는 것보다 못하다. (물론 제대로 된 양비론은 분명 양자의 갈등을 조율할 수 있겠지만 그래야 하는 건 토론 프로그램의 사회저 정도면 족하지 않나 싶다.)
차라리, 당신도 누군가의 편을 들었으면 좋겠다. 의견과 대안을 가지고, 자신은 이렇게 생각한다며 제공자나 수용자의 편을 들어줬으면 한다. 그런 식으로 더 많은 의견이 오가는 와중에 누구의 문제인지도, 해결책도 나올 것이다. 모르긴 몰라도, 일단 양비론부터 꺼내고 보는 것보다는 낫다. 좀 지루하더라도, 논쟁은 일단 붙이고 볼 일이다.
P.S. : 본문에서 언급한 일련의 문제에 대한 나의 의견은 다음과 같다. "국민은 그들의 수준에 알맞는 정부를 가진다."
만화와 영화, 드라마 등 대중예술의 이곳 저곳에서 터져나오는 문제들은 그 문제의 원인이 '공급자'냐 '수요자'냐를 두고 정확히 반반으로 갈린다. '뻔한 패턴의 한국 드라마들.', '발라드 일변도의 한국가요', '파탄의 한국 만화, 대여점이 문제인가?' 같은 문제를 가지고, 온/오프라인의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각각의 문제에 대해 대책을 내놓는다. 신기한 건 각자가 해결책이랍시고 내놓은 것들이 정확히 양분된다는 점이다. 한 쪽에는 불륜 이야기만 써내는 드라마 작가, 발라드만 만드는 작사가와 작곡가들, 대여점 정책이 문제이니 이 놈들을/이것들을 갈아치워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 사람들의 반대편에는 그따위 불륜 드라마나 보는 아줌마들, 발라드를 듣는 사람들, 대여점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문제이니 이 사람들을 계몽해야 된다는 사람들이 자리잡고 있다. 상품을 만들어내는 생산자와 그걸 받아먹는 소비자 중에서 누구의 문제인가를 두고, 본인을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은 그 길고도 지루한 논쟁을 벌여온 것이다. 저 코미디언 출신 감독의 괴수영화가 흥행한것은 볼 영화가 저것밖에 없어서인가 아니면 관객들의 우둔함인가. 저 인터넷 소설이 잘 팔리는 건 출판사의 마케팅인가 여중고생 독자들의 단순함인가. 저 소몰이 창법의 그룹이 떠버린 것은 기획사의 교모한 전술인가 빠순이들의 편협함인가.
여기서 제공자와 수용자 둘 다가 문제라는 양비론도 생각해볼 수 있다. 만화시장이 이렇게 되버린 대여점탓도 있지만 소비자가 제 역할을 못했기 때문이다. 그 영화가 이렇게 논란이 된 건 그 감독도 문제이지만 광빠들이 난리는 친 탓도 있다. 요즘 애들이 버릇없고 포악해진건 게임때문이기도 하지만 사회에도 나름 책임이 있다- 허나 이런 식의 기계적인 양비론이 과연 도움이 되겠는가. 양쪽의 손을 다 들어주는 건 좋지만, 그건 해결책이 아니라 논쟁을 일시적으로 봉합할 뿐이다. 이런 어설픈 양비론은 어느 한쪽의 편을 들어주는 것보다 못하다. (물론 제대로 된 양비론은 분명 양자의 갈등을 조율할 수 있겠지만 그래야 하는 건 토론 프로그램의 사회저 정도면 족하지 않나 싶다.)
차라리, 당신도 누군가의 편을 들었으면 좋겠다. 의견과 대안을 가지고, 자신은 이렇게 생각한다며 제공자나 수용자의 편을 들어줬으면 한다. 그런 식으로 더 많은 의견이 오가는 와중에 누구의 문제인지도, 해결책도 나올 것이다. 모르긴 몰라도, 일단 양비론부터 꺼내고 보는 것보다는 낫다. 좀 지루하더라도, 논쟁은 일단 붙이고 볼 일이다.
P.S. : 본문에서 언급한 일련의 문제에 대한 나의 의견은 다음과 같다. "국민은 그들의 수준에 알맞는 정부를 가진다."
# by | 2007/10/06 17:07 | 무규칙 이종사고 | 트랙백 | 덧글(11)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자신있고 당당하게 다 깝시다. 자기 수준은 높이지 않고 주변에 구덩이를 파는거죠.
뭔가 알박기 같네요.
근데 문제는 제가 한 말도 양비론이라는 거죠[...]
어느쪽에 더 문제의 무게가 실리는가는 이야기 할 수 있겠지만.
논쟁이고 뭐고간에 전역만 시켜준다면야!
앞서 2002년에 강준만 교수가 '정치 수준은 국민 수준'이라고 말한 적이 있었죠..
(아래는 원문 일부)
진짜 정색을 하고 볼 것은 정치다. 그것 역시 놀이다. 혹자는 ‘쌩쑈’라고도 한다. 정치 수준은 국민 수준이다. 이렇게 말하면 화낼 사람 많을 테니, ‘수준’을 ‘모습’으로 바꾸자. 정치 모습은 국민 모습이다. 위선과 기만으로 점철된 ‘쌩쑈’를 연출하는 건 정치권이 아니다. 정치인은 배우일 뿐 배후 연출은 국민이다. 정치는 화내면서 즐기는 게임이다. ‘쌩쑈’ 놀이 즐기면서도 갈 길은 간다. 큰 걸음은 내디디면서 딴전 피운다.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빠른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동시에 이룬 건 분명한 사실 아닌가.
여기선 팩트 하나 제대로 갖춰둔 것 없는 논쟁같지도 않은 논쟁으로 징징댈 필욘 없고, 그냥 자기가 좋아하는거 나오면 사면 되는게 전부가 아닌가 합니다. 시장에 감정적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지라..
ranigud // P.S.가 너무 강력했나요.;;
소시민A군 // 자신있게, 목숨 내놓고. (?)
ViceRoy // 결국 까이는 양비론.
時水 // 다들 둘 다 문제라는 걸 알면서도, '어디에 비중이 실리느냐' 를 원하는거지. 꼭 한쪽만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극소수거든.
수호기사 // 전역만이 살 길이다!
Anatomist // 그런데 너는 '빨갱이'.
스텔스좀비 // 사실 다들 '(키보드)워리어'가 되기에 바쁩니다.
애슬론 // 매니아들의 고혈로 돌아가는 이 바닥.
...그런데 이게 과연 올바르게 잘 되는건지는 모르겠습니다.
온푸님 // 댓글 감사합니다. 자기들 분야에 바빠서 그런 건지 참 어둡더군요. 그런 분들은. 즐기기만 하고 뒷생각은 안할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