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와 그 적敵들. - 12. 오프 토픽(Off Topic).

11. 퍼니셔(Punisher). <- 12. 오프 토픽(Off Topic).

- 이제 진짜로 끝입니다.

종교인, 정치가, 황빠, 심빠, (커뮤니티에 따라서는) 건타쿠, 달빠들.. 커뮤니티의 게시판을 더럽히는 부류들 때문에 커뮤니티에서는 그들을 불러모을 수 있는 특정 주제에 관한 논의를 차단하기도 한다. 정치에 관한 이야기만 나오면 어디선가 자칭 '정치가' 들이 나와 갑론을박을 하니  (대표떡밥 : 박정희) 어쩔 수 없이 '오프 토픽(Off Topic)'을 제정하는 것이다. 딱히 관리자가 제정하지 않더라도, 커뮤니티의 이용자들끼리 불문율로 오프토픽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물론 강제성은 없으므로 특정 주제가 올라오면 자제하라는 코멘트가 달리는 수준에서 그친다.

오프 토픽은 커뮤니티를 보호하기 위한 안정장치가 될 수 있으나, 그것은 커뮤니티가 아직은 낮은 수준에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특정 주제에 대한 논의를 일방적으로 막아야 할 정도로 커뮤니티 내의 자정능력이 떨어진다고도 할 수 있는 것이다. 게시판의 과열을 막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정책이라는 데에는 본인도 동의하지만, 나는 이로 인하여 관리자가 커뮤니티에 과도하게 개입하는 것을 우려한다. 오프 토픽이 생기기 시작하면 그것은 또 다른 오프 토픽과 운영자의 개입을 낳을 것이고, 이것이 계속되면 커뮤니티에서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는 주제는 커뮤니티의 성격에 맞는것으로 한정될 것이다. 즉 만화 커뮤니티에서 만화이야기를 하는 건 정상이지만 만화 이야기'만' 하게 되니 사실상 '검열'이 된다. 그렇다고 운영진이 개입을 안할 수도 없으므로, 운영진은 토론이 과격해질때만 개입하는 정도면 된다. (그럴 리는 없겠지만) 토론이 좋은 방향으로 갈 수도 있는데 이런 토론까지 오프토픽을 내세워 막을 필요는 없지 않은가.

그러나 제아무리 오프 토픽이 없는 곳이라 하더라도 단 한가지의 오프토픽은 가지고 있다. 그 커뮤니티에 대한 '내부비판'이다. 내부비판은 커뮤니티에 대한 불경으로 인식되기에, 내부비판을 올린 회원은 주위에서 질책을 받는다. 상당히 높은 수준을 가지고 있는 커뮤니티에서도 이런 경우가 왕왕 있으니 아쉬울 따름이다. 물론 일방적인 비방은 걸러져야 하겠지만, 커뮤니티에 대한 '쓴소리' 까지 못들은 체해서는 안된다. 완벽한 커뮤니티, 완벽한 체제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운영진은 커뮤니티에대한 지정사항을 항상 받아들여 더 좋은 쪽으로 개선시켜나가야 한다. 제 스스로 귀를 닫아버린 커뮤니티는 이윽고 '커뮤니티와 그 적들' 로 넘쳐나 몰락으로의 길을 맞이할 것이다. "힘찬음성으로 외쳐 이르되 무너졌도다 무너졌도다 큰 성 바벨론이여 귀신의 처소와 각종 더러운 영이 모이는 것과 각종 더럽고 가증된 새들의 모이는 곳이 되었도다." (계 18:2)

by 수시아 | 2007/12/08 13:55 | 무규칙 이종사고 | 트랙백 | 덧글(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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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maxi at 2007/12/08 14:11 #
칼 포퍼씨의 명작을 패러디한 제목이군요.

군인이지만 센스는 녹슬지 않으신듯...^^

잘 읽고 갑니다.
Commented by cerasi at 2007/12/08 14:21 #
내부비판은 정말 해서는 안되는 일이지요.
Commented by lastwaltz at 2007/12/08 14:25 #
적어도 커뮤니티에 대한 비판은 커뮤내에서 토킹을 해야한다고 생각하지만.
......하긴 마녀재판식으로 얻어맞겠네;

그러고 보니 msn대화명중에 Q&A계시판에 비밀글 안하면 영업방해?
라는 대화명을 쓰는 분이 생각나는군.
Commented by Anatomist at 2007/12/08 15:59 #
자아비판
Commented by 스텔스좀비 at 2007/12/08 17:29 #
운영자와 회원들의 자질 문제죠...
Commented by 치요아범 at 2007/12/09 04:08 # x
아까 뵈었던 사람입니다.
찌질열전이나 오타쿠 코드 등은 잘 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부족한 시간 내서 조금 더 올려주십시오, 크크크...
Commented by 수시아 at 2007/12/10 00:47 #
maxi //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더 열심히 쓰겠습니다.
cerasi // 요점은 그게 아닌데요?
lastwaltz // 결국 이것도 수준 문제랄까.
Anatomist // 빨갱이부터.
스텔스좀비 // 운영자 혼자만 현명해도 안될 듯 합니다.
회원들도 그에 맞아야 하니.
치요아범 // 감사합니다. 일단 나와있는 지금 최대한 힘내겠습니다.
Commented by 아폴룬 at 2007/12/17 20:32 #
재밌게 보던 시리즈였습니다. 수고하셨어요.
Commented by 우라늄 at 2007/12/17 22:05 # x
디씨야 뭐 항상내부비판....음

막갤과 애갤이 서로를 물어뜯고 야갤과 축갤이 난리 부르스 추는것도 내부비판일까요...?
Commented by 수시아 at 2007/12/18 18:43 #
아폴룬 // 감사합니다.
우라늄 // 디씨는 '커뮤니티'의 범주에 넣지도 않았습니다.
디씨는 디씨.
Commented by 나루나루 at 2007/12/20 20:55 #
커뮤니티에 DC를 넣지 않는다는건 좀 에러고,

여튼 내부 비판이 허용되는 커뮤니티도 있긴 있습니다 'ㅅ'

랄까 한국 사람들은 근성이 썩어서인지 어쩐지 누가 금지하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내부 비판을 안하기도 하구요.
Commented by nobody at 2008/01/03 23:24 #
어쩌다 들어와서 글 잘 읽고 갑니다.

재밌었어요~
Commented by 삐이이익! at 2008/01/04 14:56 # x
파코즈의 모든 댓글 날리기 기술인 뉴클리어가 적절하겠군요. 오프토픽은 관리자의 과도한 개입 가능성도 문제지만 이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가 많죠. 관리자를 향한 애널서커들 출현, 이전 글에서 언급하셨던 청교도 탄생, 불씨만 보여도 관리자에게 해결을 요구하는 수동적인 회원들, 관리자와 논객들간 삼자대면 등 여러모로 좋지 않은 현상을 유발시키는면도 있어서 지나친 개입은 썩 좋지 않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내부비판 불윤물 문제는 관리자가 게시판을 신설한다던가 게시물 따위를 남기는 등 적극 행동에 나서면 불윤물을 깨는데 도움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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