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 무규칙 이종음악

2007/02/24   제국화격단의 전설. [17]
2007/02/18   사쿠란보. [11]
2006/03/17   정말 한국 노래는 사랑타령뿐일까. [30]

제국화격단의 전설.

(부대 내 사이버정보 지식방에서 포스팅 합니다. 이걸로 막장 확정.)
 
전번(이라고 해야 바로 아래글이지만) 에 '사쿠란보'로 자폭(!)을 하게 되었으니, 이번에는 다른사람들을 매장시키고자 한다. 따지고 보면 내가 노래방에서 '撲殺天使ドクロちゃん'나 'ギャラクシ-☆Bang!Bang'을 거리낌 없이 부르는 것도, 'ハレ晴レユカイ' 만 나오면 자리를 박차고 나와 하루히 댄스를 추는 것도 다 그분들에게 영향을 받은 탓이다. 써놓고 보니 누가 누구를 매장하는건지, 내가 알아서 자폭하는건지 불분명하지만, 하여간 그런 것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십덕후들의 정기모임은 코믹월드에서 시작하기 마련이다. (요즘은 꼭 그런 것도 아니라지만) 나를 비롯한 모 클럽의 회원들 역시 여의도 중소기업센터에 모여(아 그립다!) 한껏 자신들의 취향에 대해 토론하며 시간을 보냈다. 코믹월드에서 볼일을 다 본 우리는 신촌으로 이동하여 식사를 하고 노래방에 가게 되었다. 여기까지는 너무나 평범해서 설명을 왜 했나 싶을 정도다. 뭔가 신비로운 분위기를 내던 H씨와 이 클럽의 수괴(..) M씨를 제외한다면, 충분히 평범했다.

서두에서 이미 짐작했겠지만, 본 게임은 노래방에서 시작이다. 그때만해도 순결했던 (재용이형 미안) 나는 평범하게 자리에 앉아서 적당적당히 노래나 부르고 있었다. (지금처럼 노래방에서 깽판을 칠 배짱은 없었다.) 그 순결했던 시절에, 수괴 M씨는 'まほろdeまんぼ'로 나를 충격에 빠뜨렸다. 그건 문화충격, 그러니까 세상에 저런 사람도 있구나 하는 그런 것이었다. 중간에 나오는 그 나레이션('야한 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까지 완벽하게 처리한 사람은 내 역사속에 그 M씨밖에 없었다. (이후에 내가 시도해봤는데, 그를 따라가지는 못했다.) 그 후로도 그는 노래방에 가기만 하면 테마곡이라도 되는 양 그걸 불렀다.

그것 자체로 이 글이 끝났으면 좋겠지만, H씨는 그렇게 해주지 않았다. 그가 부른 것은 게임 사쿠라대전의 오프닝 '檄! 帝國華擊團'. 그는 이걸로 나를 안드로메다로 보내버렸다. 이 노래를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1절이 끝난 다음에는 중간에 나레이션이 나온다. 그는 그 나레이션을 부르기 위해 간주를 넘기지 않았다. 그리고 그 나레이션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모르는 분들을 위해(나도 처음 듣고서는 저게 뭔지 몰랐다.) 여기 그 부분을 적어둔다. 지금 생각해도, '어떻게 저걸 할 생각을 했지?' 하는 생각만 들 뿐이다.

「わたしたち 正義のために戰います.
와타시타치 세이기노 타메니 타타카이마스
우리들은 정의를 위해 싸웁니다

たとえ それが命をかける戰いであっても
타토에 소레가 이노치오 카케루 타타카이데 앗테모
비록 그것이 목숨을 건 싸움이라 하더라도

わたしたちは 一步も引きません!
와타시타치와 잇포모 히키마센!
우리들은 한발도 물러서지 않습니다!

それが 帝國華擊團なのです!」
소레가 테이코쿠카게키단 나노데스!
그것이 제국화격단인 것입니다!

...확실히 그때 H씨나 수괴 M씨를 비롯한 우리 모두는 그때 정상이 아니었다. 제 정신으로는 절대로 - 요즘은 이런 전제조건도 달기 조심스러워진다 - 그렇게 할 수 없다. 그러나 제 정신이 아니어도, 그걸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들과 분위기가 있기에, 우리는 그런 만행(?)을 맘 놓고 저지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내가 그들의 의지를 이어받아(..) 깽판을 치지만, 그런 사람들과 그런 분위기 속에서라면 누구나 그럴 수 있다고 본다. 평소에는 접할 수 없었던 동류(同類) 들과의 만남에서라면.

by 수시아 | 2007/02/24 17:01 | 무규칙 이종음악 | 덧글(17)

사쿠란보.

(미친 척하고 자폭포스팅 입니다.)

처음 '그'를 만났을때는 서로 아는 것이 없었다. 나는 그에 대해 '좀 알려진 넷의 만화가' 정도로, 그는 나에 대해 '좀 놀던 십덕후' 정도로 이해했던게 전부였다. 일행끼리 서로 만나서 식사를 하고 대화를 할 때 까지도, 우리는 서먹한 사이에 지나지 않았다.

그렇게 '지나면 잊혀질 관계' 가 깨진 건 노래방에서였다. 나를 비롯한 일행이 모두 다 십덕후 정신으로 단결하여(...) 노래를 부르고 있는데 그가 노래를 예약했다.

25752  さくらんぼ  大塚愛
 
오오츠카 아이의 '사쿠란보' @.@! 나도 저 노래라면 지지 않을(..) 정도로 자신있었다. 이윽고 그가 사쿠란보를 부르기 시작했다. 나 역시 그에 질 수 없어 같이 불렀다. 그때의 그와 나는, 노래를 통해 통(通)했다고 할 수 있는 경지까지 이르렀다. 음과 가사는 물론이고 원곡의 각종 추임새 라던가 'もう一回!' 부분이라던가 하는 (들어보신 분은 아시리라)  세세한 부분까지, 우리는 노래 한 곡을 통해 완벽한 팀웍을 이뤄냈다. 예전까지 없었고 앞으로도 없었을 완벽한 사쿠란보 였다- 라고 하면 좀 오버일까. 하여간 그정도로 그와 나는 호흡을 제대로 맞춰 사쿠란보를 불렀다. 그것만큼은 사실이다.
 
그냥 그랬던 관계가, 지독히도 덕후스러운(!) 노래 한 곡을 부름으로써 뭔가 굉장히 가까워진 느낌이었다. 사실 느낌으로 끝난 게 아니라 진짜로 친해졌다. 노래의 힘이랄까.
 
P.S :  그에 대해서는......말하지 않겠다. 찔리는 사람이 있다면 그가 당사자겠지.

by 수시아 | 2007/02/18 00:18 | 무규칙 이종음악 | 덧글(11)

정말 한국 노래는 사랑타령뿐일까.

한국음악을 멀리하고 팝이나 일본음악을 듣는 사람들에게 “왜 한국음악을 듣지 않느냐” 고 물으면 일부는 “한국음악은 사랑타령뿐이어서” 라고 대답한다. 이것은 적절한 이유가 되지 못한다. 차라리 그들은 “한국음악은 내 취향에 안 맞는다” 라거나 “한국음악은 작품성이 없다" 라고 대답했어야 했다. 그러면 각자의 취향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빠져나갈 구멍이 생기니까, 그때 자신의 입장을 잘 이야기 하면 된다. (그 정도는 이해해줘야 한다. 나도 외국음악을 들으니까.)

그러나 '사랑타령' 이라는 이유는 급조된 변명에 불과하다. 사랑타령은 한국음악만이 아닌 어디에나 있다. 일본노래에도 있고 서구권 팝송에도 있고 Daler Mehndi의 Tunak Tunak Tun도 결국은 사랑타령이다. 원래 음악의 대부분은 사랑타령이다. 노래에 사랑이라는 감정을 담기에 좋고 표현하기도 쉬워서랄까.

“한국음악은 사랑타령뿐이어서” 뒤에 따라오는 "외국에는 사랑노래 말고도 많은데 한국에는 사랑타령밖에 없어요." 도 따지고 보면 값싼 변명이다. 외국의 음악은 주류가 아닌 비주류까지 훤히 꿰는 이들이, 한국 음악은 주류음악만 대충 훑고나서 '사랑타령' 만 운운한다. 즉 그렇게 말하는 얼간이들은 자신의 정보 부족을 탓하기보다는 한국음악을 탓하는 것으로 그 책임을 피해가는 것이다. (주류음악에 사랑타령이 많고 비주류가 그렇지 않다는 건, 대중이 사랑타령에 더 호응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기나 하는지 모르겠다.)

아마 그 또라이들은 한국에 '비(非) 사랑타령' 이 있더라도 계속 '사랑타령'이 어쩌고 하면서 변명할 것이다. 그 가수의 특수성을 애써 강조하며 주류를 맹목적으로 비난하고 외국음악을 듣는 자신을 옹호하면서 말이다. 사랑타령을 빌미로 자신의 취향을 애써 고귀한 것으로 만들려는 시도가 안쓰럽지만, 결코 동정하고 싶지는 않다. 애초에 존재하지도 않는 음악의 귀천을 인위적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by 수시아 | 2006/03/17 22:54 | 무규칙 이종음악 | 트랙백(2) | 덧글(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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