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 무규칙 이종음악

모자르트 효과.

효과가 없다는 것이 이미 입증되었는데도, 모자르트 효과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오르내린다. 모자르트 음악이 태교에 좋다느니, 학습능력을 고취시킨다느니 하는 식으로 유령처럼 계속 돌아다닌다. 이유는 간단하다. 많은 사람들이 모자르트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모자르트의 음악이 좋기 때문에 그 효과가 있건 없건 아무래도 상관없는 것이다. 그래서 그의 음악이 무슨 효과가 있다고 해도, 그것이 날조된 것이어도 믿을 것이다. (살인충동을 고양시킨다 해도.)

이정도면 모자르트는 절대선이다. 모자르트가 왜 좋은지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없지만, 그냥 좋다고들 한다. '클래식 음악이면 무조건 좋다' 라는 선입견의 소산인지, 아니면 우리가 고전음악가에 대해 배운 것이 모자르트밖에 없어서인지도 모르겠다. 모자르트에 대해 가치판단을 한다는 게 무의미할 정도로, 사람들은 모자르트를 '우상화' 했다고 말하면 큰 비약일까.

생각해보면 클래식이, 모자르트가 그렇게까지 극찬받아야 할 이유가 있는지 의문이다. 클래식이나 전통국악이나 록큰롤이나 댄스음악이나 다 같은 음악일 뿐이다. 음악 각각의 질과 수용자의 태도가 천차만별일 수는 있겠지만 어떤 음악이 어떤 음악 위에 군림하거나 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비틀즈 효과'까지는 바라지 않으니까, '베토벤 효과' 라도 있었으면 싶다. 모든 사람이 모자르트만 들을 수는 없다.

by 수시아 | 2006/01/28 00:21 | 무규칙 이종음악 | 트랙백(1) | 덧글(10)

현악사중주단 콰르텟엑스의 리더 조윤범씨에게.




한국일보에 실린 11월 16일자 '파워 클래식'을 봤습니다. 한 해가 넘어가는 마당에 지나간 기사를 끄집어 내서 참 죄송합니다만, 저의 심란한 마음은 어떻게 해도 진정되지가 않는군요.

앞으로 할 말에 대한 오해를 막기 위해서, 그리고 저에 대해서 간략하게 밝혀두겠습니다. 저는 클래식에는 별 관심이 없습니다. 제가 관심있어 하는 것은 록큰롤과 일본의 애니메이션 음악들뿐입니다. 베토벤보다 비틀즈가 좋고, 모자르트보다 칸노 요코가 더 좋습니다. 게다가 당신이 하시는 클래식에 대해서는 음악시간에 듣기시험용으로 벼락치기 한 게 전부입니다. 그것마저도 이제는 가물가물 기억이 나지 않는군요.

그러면 제가 무엇이 언짢아서 당신에게 이렇게 말을 하려는 걸까요. 당신은 베토벤의 현악사중주 15번에 취하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당신의 그 15번에 대한 집착이 그 11월 16일자의 파워클래식을 만들어냈는데, 사실 클래식 전공자로서 15번 말고도 할 이야기는 많을거라고 생각합니다. 클래식에 베토벤만 있는 건 아니잖습니까.

그것도 못하겠다면 당신은 15번에 대한 극찬을 적절히 조절해야했습니다. 어째서 '위대한 곡' 이 당연한듯이 '베토벤 후기현악 사중주' 로 연결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클래식 마니아가 아니니까요.) 당신의 15번 예찬은 거기서 끝났다면 저도 이렇게까지는 하지 않았을 겁니다. 그정도 극찬은 대상만 다를 뿐이지, 모든 사람이 하는 거니까 말입니다. 당신이 베토벤을 극찬하는 것이나, 제가 너바나에 빠지는 것이나 별 다를 게 없다는 거죠.

그러나 당신은 15번의 매력에 듬뿍 취한 나머지 파헬벨의 '캐논'을 '허접한' 이라는 수식어를 붙여가며 비하했습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정말 유감을 금할 수 없습니다. 당신이 베토벤을 신으로 섬기건 말건 저하고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제가 너바나를 가지고 '얼터너티브의 영웅' 이라 하는 것과 마찬가지죠.) 하지만 당신에게 파헬벨의 캐논을 모욕할 권리는 없습니다. '현악사중주단 콰르텟엑스의 리더' 라는 직위로도, 파헬벨을 허투루 말할 권리를 부여하지 않는단 말입니다. 당신의 심리 근저에 무엇이 박혀 있길래 파헬벨을, 나아가서 파헬벨의 음악을 듣는 사람까지 모욕한단 말입니까.

제 짧은 생각입니다만, 파헬벨도 당신한테서 '허접한' 이라는 말을 들을려고 캐논을 만들지는 않았을겁니다. 그 캐논이 아직까지 이렇게 사람들에게서 남아있는 건 파헬벨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아닐 수도 있습니다. 파헬벨이 정말로 허접한 노래를 만들었고, 그 베토벤의 15번이 정말 위대한 명곡이고 인류가 망해도 남아야 할 곡일 지도 모릅니다.


(비트. 허영만.
- 본문과는 일절 관계가 없음을 밝힙니다.)


하지만 어떡합니까. 세상에는 베토벤을 듣는 사람도 있지만, 파헬벨을 듣는 사람도, 너바나나 엘비스 프레슬리의 음악을 듣는 사람 등 여러 사람이 공존하거든요. 조윤범씨에게는 아무래도 파헬벨을 듣는 사람 (그외 너바나와 엘비스의 음악을 듣는 사람도)과 공존하는 방법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당신이 다시 한국일보 파워클래식에 글을 쓸 때에는, 파헬벨을 듣는 사람과도 공존할 수 있는 현악사중주단 콰르텟엑스의 리더 조윤범씨였으면 합니다. 새해 잘 맞이하십시오.

by 수시아 | 2005/12/27 22:18 | 무규칙 이종음악 | 트랙백(1) | 덧글(25)

나의 MP3 파일 정리.

심심하고 무료해서 내 하드디스크의 MP3 파일을 정리했다. 나한테 이 작업은 시간때우기로 딱 알맞은 일이다. 이 작업이 시간때우기로 적합한 데에는 내가 세운 까다로운 음악파일 정리방법에 있다.

① 파일이름, ID3태그는 가수 - 노래 제목 순이다.
-> OST에 들어있는 연주곡이 아닌 이상, 보컬이 들어가있으면 이 규칙을 무조건 따라야 한다. ID3태그는 버전2를 사용한다.

② 가사파일은 노래 제목 - 가수 순이다.
-> 검색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이다. 규칙1과 2에서 중간의 하이픈(-) 의 좌우에는 반드시 공백 하나를 두어야 한다.

③ 한 가수의 노래가 여러 개일 경우 가수의 이름을 하나로 통일한다. 가수 - 노래 제목 순으로 맞춰야 하며, 가수 이름의 오자는 물론이요 공백과 대소문자 하나까지 통일성있게 맞춘다.
-> 예를 들어 'System of a Down' 의 음악들이 있다면, ID3태그와 음악파일 이름의 가수 부분을 'System of a Down' 대로 맞춰놔야 한다. 'System Of A Down' 이나 'System Of a down' 은 수정대상이다.

④ 노래 제목은 어절의 맨 앞자 외에는 모두 소문자로 한다.
-> 대문자로 'ABCDEFG' 면 'Abcdefg'로 바꾼다.


이 규칙을 적용하면서 가장 힘든 부분이 일본음악이다. 주로 애니메이션 오프닝/엔딩 위주로 다운받는 특성 때문에 파일 이름이 'XXX오프닝.mp3'인 경우가 많다. 곡 이름이야 쉽게 찾을 수 있지만 가수이름 찾기는 의외로 힘들다. 더군다나 대게는 ID3태그마저 보이지 않아서 일일이 넣어줘야 한다. 가수 이름만 찾아내면 끝이 아니다. 중간에 칸지(일본한자)가 들어있어서 ID3태그 출력이 껄끄럽다면 그것도 수정해 줘야 한다. 그럭저럭 배운 한자와 별 도움 안되는 일본어실력을 동원해서 히라가나로 쓰거나 한국어 정자체로 바꾼다.

노래 하나하나마다 가수이름 적고, 대소문자 맞추고, ID3 편집하느라 시간은 잘도 간다. 물론 일본음악의 경우에는 가수이름 찾아 적기가 힘들고, 음악 고르기가 어려워지는 문제점이 있다. 그래도 이렇게 힘들어도 고집스럽게 하는 이유는 정리를 끝낸 후 F5를 눌러 깔끔하게 정렬된 모습이 보기 좋아서다. 자기 방 정리는 더럽게 안하면서, MP3파일 정리에는 깔끔함을 추구하는 게 좀 이상하긴 하지만.


(모범적인 정리 후 화면. 기존에는 파일 이름들이 'XXX오프닝', '노래 제목' 등이었다.)

by 수시아 | 2005/10/12 15:05 | 무규칙 이종음악 | 트랙백 | 덧글(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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