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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연갤 저주받은 걸작선 - 3. 그쪽 세상의 K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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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연갤 저주받은 걸작선' 에 들어갈 만화 추천 받습니다. 힛갤에 올라가지 않은 만화면 다 됩니다.

개인적으로 '신혼부부', '간지덕후의 귀축도' 같은 '오덕까는 만화'를 좋아한다. 오덕이 오덕을 까는 만화를 보면서 피학적 즐거움을 느끼기도 하지만, '외부세계'에서 보는 오덕후의 모습은 언제 봐도 흥미진진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자아비판도 하면서, 왜인지 속죄하는 기분도 들다가, 다 보고나면 웃으면서 다시 '덕질'로 돌아간다. 당연한 소리지만, 이런 만화를 보면서 오덕들이 경각심을 가질 리가 없으니.

'그쪽 세상의 K씨' 는 관점에 따라 오덕까는 만화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참피 기르기'가 오덕을 까는 척하면서 잔인함과 광기의 근원에 대해 생각했듰이, 이 만화 역시 오덕을 까는 대신 오덕을 묘사하는데 집중한다. 이 만화에서 나오는 오타쿠 'K씨' 의 말버릇과 행동, 이성취향에 대한 분석은 너무도 해박하여, 작가의 주변에 K씨가 실존하거나, 아니면 작가 본인이 진짜 덕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들게 할 정도다. 오덕을 2D 캐릭터에 하악대면서 "~~~다는" 으로 표현하는것은 그저 비非 오덕, 오타쿠포비아(phobia.혐오증)의 만화들과는 근본적인 부분에서 다른 것이다. (이 만화의 견줄만환 오덕묘사를 보여준 만화는 아직까지 없다.)

어쨌건 이 만화에서 K씨는 철저하게 그쪽 세상의 사람(오타쿠)으로 묘사된다. 대부분의 독자는 그런 K씨의 모습에서 일반적인 오타쿠 혐오의 감정을 느꼈을 것이다. 본인이 흥미롭게 생각하는것은 바로 이 지점이다. 결국 오타쿠는 잘생기고 유능하고 성격이 좋아도 혐오의 대상에 될 수 밖에 없는 것일까. (물론 K씨가 주인공을 비롯해 여러 사람에게 피해를 줬다는 점은 인정한다.) 본인은 '오타쿠 코드'에서 '잘생기고 돈 많으면 오타쿠가 아니' 라고 했지만, 그런 사람이 과격한 18금 미소녀게임을 즐긴다는 것이 알려지면, 그때는 외모지상주의도 그를 구해주지 못할 것 같다. 정상적으로 사회생활을 영위하는 '간지덕후'의 취미를 존중하느냐, 아니면 '더러운 오타쿠' 라며 혐오하는 그 경계는 정확히 어디쯤일지, 사뭇 궁금해진다.

그쪽 세상의 K씨 1~5화 (원작자 카연갤 'iiiiiiii'. 연재 중단됨.)

그쪽 세상의 K씨 6~9화

by 수시아 | 2008/06/21 18:24 | 무규칙 이종취향 | 트랙백 | 덧글(47)

카연갤 저주받은 걸작선. - (2) 귀여운 애완동물 참피 기르기.

- 힛갤에 올라간 만화인데, 사실은 권하고 싶지 않았으나(진짜 '저주받은 걸작'을 꼽고싶다보니) 그렇다고 안쓰고 넘어가기는 좀 허전했다.

- 일본에서 탄생한 인공 애완동물로, 값비싼 전용 알사탕을 먹여야 살수 있다는 '참피'의 설정은 끝없는 소비를 조장하는 오타쿠(와 그들을 기반으로 하는 산업)들을 비난하는듯이 보인다. 그것은 사실이지만, 이 만화는 다른 곳에 초점을 두고 싶어한다. 참피라는 대상에 대한 증오과 그로 인해 표출되는 잔인함. 이 잔인함의 근원은 '그'(주인공)가 억지로 참피를 분양받아서인지, 아니면 참피가 그에게 까탈스럽게 굴어서인지, 그것도 아니라면 그가 애초부터 그 친구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아서인지, 독자로서는 알 길이 없다. 그 모두일수도 있고, 그 어느것도 아닐 수 있다. 그가 애초부터 잔인했을 수도 있다. 그것이 어떠하건 이 만화는 잔인하며, 그로 인해 이 만화에 혐오감을 가지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나는 그와 참피의 관계가 변화되는 과정과, 완전히 미쳐버린 그의 모습까지 감상해달라고 말하고 싶다. 잔인성만으로 이 만화를 다 평가하기에는 이 만화는 좀 비범한 면이 많다. 기왕 화낼거면 그 잔인성이 어떤 맥락에서 배치되어있고, 어떤 의미로 쓰이는건지 한번 알아봐야 할 일이다. 이렇게 말해도 싫어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싫어하겠지만.

- 사실 '참피'의 모델은 '로젠 메이든'의 캐릭터 '스이세이세키'를 변형한 '실장석' 이라는 동인캐릭터다. 로젠메이든의 팬들이 직접 만들어낸 캐릭터로, 얄미운 성격이라 실장석을 학대하는 일러스트가 많았다. 이 만화는 그런 일러스트를 편집해서 나온 작품이다. (비슷한 방식의 만화로 '디씨폐인대회'가 있다.) 어쨌든 이 만화는 9화까지 연재되다가 논란 끝에 연재중단이 되었는데, 논란보다는 그 뒤를 어떻게 진행시킬지 작가('데스투더팔스엠페러') 자신도 감당을 못해서가 아닐까 싶다. 여러모로 아쉽다.


귀여운 애완동물 참피 기르기

참고자료 - '귀여운 애완동물 참피 기르기' 감상문

by 수시아 | 2008/05/17 19:33 | 무규칙 이종취향 | 트랙백 | 핑백(1) | 덧글(46)

카연갤 저주받은 걸작선. - (1) 제자백가 모에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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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에화'라는게 '이 바닥'의 트렌드로 자리잡은 지 꽤 되었다. 모에화는 실체의 이미지에서 '괴리되고 미화된' 허구를 창조하여 단지 그 허구만을 가지고 노는 하나의 놀이라 보면 될 것이다. 그 대상은 사물을 뛰어넘어 영웅, 도시, 기업, 국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여기서 중요한 것은 모에화로 나온 결과물이 얼마나 매력적이느냐이지, 실체와의 연관성이 아니다. 실체와의 연관성은 이름과 간단한설정 몇 가지면 족하다고 본다.

본인은 여기서 역사 속의 인물들을 모에화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다. 위인들에 대한 모에화는 다른 대상과 달리 새로운 형상 - 앞서 말했지만 철저하게 실체와 괴리된 - 을 세우기 전에 하나의 작업이 더 필요하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존의 관념을 깨부수는 것이다. 기존의 관념에서 얼마나 자유로운지, 그것을 보여줄 수 있느냐가 중요한 셈이다. 그래서 아더왕이 여자였다는 세이버(In 'Fate / Stay Night') 의 설정은, 충격적이지만 언뜻 뒤집어 보면 참신한 것이다. 상업적인 이유가 있었겠지만, 어쨌건간에 아더왕의 성별에 대한 편견을 깨고 나왔으니 말이다. 이후 나오는 '일기당천' '연희무쌍' '부드럽게 삼국지를 자극한다!! 여포코짱' 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런 의미에서 '제자백가 모에학원' 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05년 당시 역사갤의 ' 孤藍居士(고람거사)'와 카연갤의 '작가' 가 의기투합해서 만들었지만(제작까지 3개월이 걸렸다고 한다), 이 만화는 '일빠' 논란으로 소리소문없이 묻혔다. "왜 하필이면 일본이름이냐" 는 비난때문에, 디씨는 물론이고 루리웹에서도 천대받은 것이다. 또한 고람거사는 이 일로 인해 역갤에서 쫒겨나고 말았다. 그러나 이 만화는 일본에서도 별로 시도되지 않은 제자백가에 대한 모에화 시도이며, 이들이 (앞서 말한 작품들의 영향을 받긴 했겠지만) 기존의 고정관념을 부숴냈다는 증거다. 이 만화가 조금만 더 늦게 나왔더라면 평가가 달라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적어도 그들에게 '일빠'라는 오명대신, '오타쿠' 라는 딱지가 붙을 테니 말이다.

제자백가 모에학원 - 1편

제자백가 모에학원 - 2편

제자백가 모에학원 - 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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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시아 | 2008/04/14 11:05 | 무규칙 이종취향 | 트랙백 | 덧글(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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